2013~14 시즌 다가오는 공연들.

욕망하는것 murmur 2013. 12. 9. 20:58

 

 

올 한 해를 반성하기에 좋은 백현진의 공연. 12월 31일이 아니어서 더 좋다.

 

 

 

지산에서 라디오헤드보다 더 궁금했던 제임스 블레이크. 이번엔 볼 거야.

 

 

말이 필요없는 모과이의 공연. 지난 번보다 더 시끄러웠으면 좋겠다.

이번엔 제발 " I Love You, I'm Going To Blow Up Your School" 을 연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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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을 달래주는 댄스 뮤직들.

좋아하는MV 2013. 8. 27. 22:25

몸이 알콜을 거부하는 지경에 이르러 극도로 짜증이 심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짜증을 해결하고자 지독한 음악들을 고막에 퍼붓고 있는데, 갑자기 땡기는 댄스 뮤직들.

 

 

 

시원한 보컬과 비트 + 이상한 뮤직비디오

 

 

 

몬도 그로소 또 한 곡. 보아가 부른 노래 중 가장 좋아한다. 라이브 분위기 좀 쩌는 듯.

 

 

 

처음엔 노래가 좋았지만 지금은...아..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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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팟캐스트

 

 뒤늦게 듣기 시작한 팟캐스트. 그 중에서도 '이동진의 빨간 책방'과 '그것은 알기 싫다' 를 가장 즐겨 듣는다.

다루고 있는 주제와 방법은 다르지만, 두 방송의 공통점은 진행자의 개성이 명확하다는 것.

 이동진 평론가는 가끔 방송에서만 보던 기억이 다여서 호감이 없었는데(심지어 ㅈ 일보 기자였다는 것때문에 선입견까지 가지고 있었다),

방송을 듣다보니 의외의 매력이 있다. 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

말도 안되는 개그와 웃음소리도 듣다보니 정이 가는 듯 하고, 가끔 발휘되는 집착남의 면모를 보는 것도 흥미롭다.

 이동진 평론가와는 전혀 다른 지점에 있는 것 같은 UMC는 시원시원함이 매력이다.

안티고 나발이고 내가 싫은건 싫은거야 라는 느낌의 거침없는 멘트와 핵심을 정확하게 집어내는 능력이 멋지다.

가끔 느껴지는 쫌스러움(?)도 재미.

 한창 나꼼수로 난리가 나던 때에는 일부러 듣지 않던 팟캐스트인데, 이제서야 팟캐스트에 필받는 내 모습을 보자니 나도 참 진상이다 싶다.

 

2. 7년의 밤

 한국 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 나이지만, 워낙 재미있다는 말에 혹해 구입한 7년의 밤.

오랜만에 엄청난 흡입력을 지닌 소설을 만난 것 같다.

건조한 문체와 순식간에 치고달리는 이야기 전개가 보는 내내 집중하게 한다.

한참 책을 많이 읽을 때 같았으면 2일 만에 다 읽었을 것 같은 흡입력인데,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진도가 생각만큼은 안나가고 있다.

그래도 자기 전에 읽고 싶은 책을 만나는 건 항상 기쁜 일이다.

 

3. 필립 안젤모와 에디터스

 

 굉장히 기대하던 두장의 신보는 필립 안젤모의 솔로 앨범과 에디터스의 신보였다. 

결과적으로 하나는 성공, 하나는 대 실패.

 필립 안젤모의 솔로 앨범은 기대했던 대로 거칠거칠하다. 

특히 그 전보다 더 보컬에 집중하는 면이 마음에 들었다. 증오와 분노를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그에 비해 에디터스의 신보는 OTL. 에디터스를 좋아했던 이유는 조이 디비전을 연상시키는 어두움때문이었는데,

이번 신보는 밝고 말랑말랑하다. 보컬의 표현방식이 다양해진 것은 인상적이지만,

가장 큰 매력을 잃어버린 에디터스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둘 다 내 마음에 들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마음에 들었지만 내한은 더욱 어려워 보이는 필립 안젤모와, 마음에 안들지만 내한이 가능해 보이는 에디터스의 대비가 아쉽다.

 

 

 

 필립 안젤모 솔로 앨범 중 한 곡. 기타리스트가 다임백과 비슷해 보이는 건 내 착각이겠지?

 

 

posted by 아쌀

오늘의 주정

의미없는 murmur 2013. 7. 10. 22:03

한 시간 동안 1병 마시기 실패 기념으로 남기는 오늘의 주정.

 

엄마 목소리를 듣고 눈물이 날 것 같던 오늘이 그리운 날이 오겠지.

 

아빠 목소리를 듣고 짜증을 낸 내 모습을 수치스러워 할 날이 올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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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이슈들

의미없는 murmur 2013. 7. 9. 20:00

1. 좁은 주방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주방이 좁다는게 이렇게 짜증이 날 줄이야.

감자샐러드하다 쓰러지는 줄 알았다. 좁고 주방도구는 없는데다 작업공간도 부족하고 열기마저 빠지지 않는다.

고시촌 자체가 워낙 싼 먹거리들을 많이 팔기는 하지만, 그래도 집밥이 먹고 싶은 날에는 어쩌란 말이냐.

마음을 바꾸어 슬로우 푸드를 만드는 방식으로 해야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음 집은 꼭 제대로 된 주방이 있는 곳을 골라야 겠다고 다짐 또 다짐한다.

 

2. 책에 대한 애착이 줄어들다

 이사짐을 줄이고자 자의반 타의반으로 팔기 시작한 책이 200여권이 넘어가다보니,

이럴 것을 뭐하려고 이고지고 살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알라딘 중고서점도 가까운데 있으니, 조금만 시시해보이는 책은 바로 팔아야겠다라고 생각하자마자

독서에 대한 의욕도 사라져버렸다. 삐리리~불어봐! 재규어만 보면서 굴러다니고 있다.

그렇게 아끼고 애착을 가지던(가졌다고 생각했던) 책들도 결국은 예전에 팔아버린 음반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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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무에 지친 친구에게 "집에 가서 쉬라"는 마음에 없는 이야기를 하고,

마음처럼 텅 빈 발걸음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이 났다.

매주 금요일은  한 편의점에서 맥주를 세일한다는 것이.

 

 산토리 두 캔을 사들고 안주를 고민하다 기왕이면 야채가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케이준 샐러드를 사서 익숙하지 않은 집으로 돌아왔다.

 

 티비도 볼 것이 없고, 한니발은 뭔가를 먹으며 보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고른 것은 고독한 미식가.

'누군가가 맛있고 행복하게 먹는 모습이 위안이 될 수 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맛있지만 저렴하게 구입한 맥주와 가격만큼의 품질인 샐러드를 먹었다.

 

 작지만 텅빈 방에서 누군가 행복하게 먹는 모습을 보고 있다보니, 새삼스럽게 오늘이 금요일 밤이라는 것을 상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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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고 있었어.

의미없는 murmur 2013. 5. 1. 21:18

나는 알고 있었어.

필름이 끊긴 밤을 보내고 통화목록을 보며 안도할 때마다,

마주칠 것 같은 장소를 쉽게 지나치지 못할 때마다,

잘 알고 있었어.

 

또 다시 풀지 못할 문제를 내고,

답은 커녕 정확한 문제도 모르면서

불안과 뜬 구름잡기, 자기비하에 빠질 걸

난 알고 있었어.

 

그게 너무 화가 난다.

 

 

  

 

 

posted by 아쌀

개꿈. 생뚱맞다.

의미없는 murmur 2013. 4. 14. 11:56

평소엔 그다지 기억나지 않던 개꿈이 오늘 따라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나는 대학생이고, 저녁의 대학교 휴게실.

카라의 한승연이 수학문제를 풀고 있고, 내가 지나가는데 한승연이 날 부른다.

반갑게 인사하며 다가가는 걸 보니 나랑 한승연이 친구라는 설정인 듯. 

한승연이 풀지 못하는 수학문제를 풀어주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

난데없이 수능볼 때 수학을 겁나 못했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수학만 잘했으면 더 좋은 학교를 갔을텐데...'라며 안타까워하는 한승연.

그 말에 흥이 나서 고등학교 때 수학선생이 나한테 어쩌구저쩌구 하다가

보리차 끓는 소리에 잠을 깼다.

 

이게 뭐야.

난 한승연 안좋아하는데.

대체 뭘까?

 

 

 

 

 

 

 

posted by 아쌀

수치심

의미없는 murmur 2013. 4. 4. 20:57

 '나는 왜 내 편이 아닌가'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1/3을 읽으면서, 나는 여러번 먹먹해지고 여러번 창 밖을 바라 보았다.

자신을 긍정하는 방법을 많은 책들이 다루지 않던, 수치심을 다룬 책이어서 예전엔 안했던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나를 둘러싼 수많은 수치심에 대해서도.

 

 잘못한 행동을 한 후에 느껴지는 죄책감이 아닌, 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만드는 수치심이 얼마나 자주, 쉽게 나를 흔들었는지 생각해 본다.

무엇으로 인한 수치심인지도 모르고, 그저 도망치다 고립되어 버린 내 모습을 그려본다.

내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일임에도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비판적이었으며, 그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수치심을 주었을지를 생각해 본다. 

 

 이 책을 다 읽는다고 해서 수치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아픔에 항상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 책을 집중해서 읽고, 다시 읽어야 겠다고 생각한다.

수치심이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을 공격하더라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 자신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이 되고 싶다.

 

posted by 아쌀

다시 생각한다.

의미없는 murmur 2013. 3. 28. 22:21

 생각이 멈추었다. 그건 언제부터였을까? 아마 3년 전부터인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은 있지만 실제로 진행되는 것이 없던, 낭비한 시간에 휩쓸려 의욕마저 잃은 그 때부터.

 생각하는 자체가 답답했다. 생각을 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으니.

달라지지 않을텐데 고민하는 건 낭비라고 생각했다.

 술을 마셨다. 그건 순간적으로 어떤 감정에 빠지게 하는 효과는 있었지만, 생각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생각을 멈추었다.

 

 그 3년 동안 난 어떻게 바뀌었나? 

사람을 대하는 것이 덜 진지해지고 편해졌다. 즉각적으로 판단과 반응을 하게 되었다.

불평불만이 늘었다. 파편화된 감정에 휩쓸리는 일에 익숙해졌다.

그리고 생각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날이 좋던 토요일 오전, 한석규가 나오는 토크쇼를 보다 울컥했다.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고, 그럼에도 계속 불안하고 혼란스럽다던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멍해졌다.

불안하고 혼란스러워 생각을 멈춘 나와는 달리, 불안과 혼란에도 불구하고 계속 생각한다는 그의 모습이 묵직하게 다가왔다.

 그는 '배우란 무엇이고, 나에겐 어떤 의미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자신에게 한다고 했다.

지금 나는 자신에게 무슨 질문을 던지고 있나? 어떤 질문이 나의 근본적인 부분을 의심하고 고민하게 만들 수 있는 질문인가?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3년 간의 간격이 크고 깊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나는 불편하고 비효율적이지만, 살아가는데 생각이 꼭 필요한 인간이 아닐까.

생각하는 것은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괴롭다고 도망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내가 삶을 덜 자기파괴적으로 살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