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10월(October)

경험한영화 murmur 2010. 5. 18.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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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영화 임에도 인상적인 10월 혁명의 모습

 이 영화는 일종의 광고영화다. 러시아 10월 혁명 10주년을 기념하여 러시아 공산당의 지시로 만들어진 선전영화이니,
그 내용이 정치적인, 그것도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실제로도 좋은 놈/우리편 VS 나쁜 놈의
구도로 영화가 진행되어, 10월 혁명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충분히 예상가능한 내용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군중 장면에서 느껴지는 수많은 사람들이 내뿜는
에너지(이런 에너지는 결코 CG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와 기억에 강하게 남는, 인상적인 장면들이 선전영화임을
알면서도 '불끈'하게 만든다. 감독이 결정하고 해석할 수 있는 폭이 적음에도 인상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비록 러시아 10월 혁명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수동적으로 따라갈 수 밖에 없었던 점은 아쉬웠지만 기대 이상으로
인상적이었던 경험.

   
 
posted by 아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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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압박감과 신경증에 짓눌린 영웅의 서사시

시원한 폭력 액션물인줄 알았는데, 뒤통수 제대로 맞았다. 보는 내내 무겁고 신경증적인 분위기에 압도되어 있었다.
북유럽을 배경으로 '원 아이'라는 영웅의 모험(?)을 그린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왜 '아귀레, 신의 분노'가 떠올랐을까?
광활하다 못해 황량하기까지 한 북유럽의 풍경은 아름다움보다는 고립감과 무력감을 전해준다. '아귀레,신의 분노'에서
등장인물들을 미치게 만들던 아마존 정글처럼 발할라 라이징의 풍경 또한 등장인물들에게 영향을 주어 신경증적인 상태로 몰아 넣는다.

 단지 풍경만이 등장인물들을 짓누르는 것은 아니다. 운명이 등장인물들을 끝으로 몰아넣음에도, 등장인물들은 운명을 바꿀 수 없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뿐이다. 주인공 또한 자신의 운명을 따라갈 수 밖에 없지만, 자신의 운명을 알면서도 말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안내문구에도 나와있듯 폭력의 강도도 상당히 강하다. 일반적인 액션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은 없다. 그저 무자비한 살육의 에너지가 넘칠 뿐. 그래서 그다지 많지 않은 폭력 장면의 충격은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차갑고 황량한 풍경과 등장인물들을 짓누르는 운명, 무자비한 폭력이 뒤섞인 이 어두운 서사시는 컬트적인 개성이
느껴지는 멋진 작품이었다.

 

posted by 아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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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한 힘으로 가득찬 솔직한 선동영화

 보는 내내 옆에 앉은 사람이 신경쓰였다. 몸을 뒤틀고 썩소를 날리고 일행과 수근거리는 옆 자리 사람에 짜증이 나야
정상일텐데, 왠지 이해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도그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
'이 말도 안될 정도로 엉망인 영화는 뭐야?'
툭툭 끊기고 난데없는 장면들이 반복되는 편집, 손발이 오그라드는 어색 그 자체의 연기와 의미를 알 수 없는 음악,
이건 뭐야 싶은 이야기까지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중반까지 계속 오그라든 손발을 억지로 펴면서 볼 정도로.

 근데 이 영화 뭔가가 느껴진다. 이야기도, 연기도, 음악도, 편집도 개판인데 이상하리만큼 날 것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알 수 없지만 점점 강렬하게 느껴지는 에너지. 어리둥절해 있던 중 갑자기 깨달았다.

이 영화는 일반적인 영화가 아니구나. 순수하게 선동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로구나.
브라질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각 계층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친절한 구성도, 그들이 내뱉던 대사와 행동들도,
영화 내내 끊임없이 불리워지던 민초들의 노래도 선동이라는 목적을 위해 취해진 너무도 솔직한 방법들이었구나.
그리고 그 선동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잘만든 영화의 기준이 아니라,
민망할 정도로 솔직한 태도에서 느껴지는 날것의 에너지였구나.

 일반적인 영화의 기준으로 보면 이 영화는 악몽 또는 (정말 후하게 점수를 준다해도)정말 못만든 컬트 영화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이 영화만을 위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선동이라는 목적을 위해 솔직함을 도구로 삼아 날 것의 에너지를 만들어 낸 것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인상적인 경험이다. 그 선동 메세지에 동의하던 아니던간에 충분히 인상적인 경험.


posted by 아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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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빠졌다고 해도 구관이 명관


 좀비 영화와 함께 반평생을 살아온 조지 로메로의 또다른 데드 시리즈.
최근의 대세인 스프린터 좀비와는 달리, 조지 로메로의 좀비들은 여전히 느리다.
조지 로메로의 좀비들은 느릿느릿 걸어다녀서 주인공들의 갖은 공격에 굴욕적으로 당하기만 하지만,
어느샌가 주위를 둘러보면 좀비로 가득차서 빠져나갈 길이 없어지는 압박감을 선사해준다.

 그래도 기존의 시리즈와는 약간 다른 점이 있는데, 좀비에 물리지 않고 자연사 또는 사고사하는 경우에도
좀비로 변한다는 것. 무조건 죽으면 좀비가 되기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헤드샷이 난무한다.
좀비를 봐도, 좀비한테 물려도, 총을 맞고 죽어도 헤드샷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것이어서, 고어에 관심이 있는 팬들에게
약간의 서비스가 추가된다고 할까.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흥미로운 설정이다.


 이야기는 이전 데드 시리즈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좀비보다 무서운건 사람이라는 이야기.
좀비를 없애야 할 괴물로 그리는 일반적인 좀비영화와는 달리 서바이벌 오브 더 데드에서 좀비는
다르지만 함께 살아가야할 존재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번에도 사람들간의 의견 차이로 인한 대립이
파국을 불러온다. 좀비를 모두 없애려는 자와 좀비와의 공생을 시도하는 자(비록 방법이 잘못되기는 했지만)의
대립을 그리고 있는 서바이벌 오브 더 데드는 익숙한 장르 영화의 틀 안에서 약간은 정치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비록 주인공 일행의 역활이 미미하여 감정이입이 되지 않고, 하고자하는 이야기가 두루뭉술한 감이 있어
이전 작품에 비해 아쉽기도 하지만, 좀비와 반평생을 함께해온 장인의 공력이 느껴진다.

 이제는 익숙해진 좀비라는 소재를 통해 장르영화의 재미와 약간의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조지 로메로와 그의 좀비들.
그가 그리는 좀비의 모습처럼 그의 영화도 느리지만 계속 진화하고 있다.

posted by 아쌀
 3시간 동안의 버스를 타고 나서 도착한 전주.
이미 한번 와봤던 전주여서 그런 것일까? 발걸음은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40여분을 걸어 도착한 남문시장의 조점례 남문 피순대에서 따로국밥과 소주 한병을 마신 후
(처음 왔을때보다 별로였다. 순대국밥과는 달리 피순대를 맛볼 수 있어 좋았지만, 돼지냄새가 많이 나서 좀 아쉬웠다),
객사로 이동해서 The Caffe에서 커피를 마신 후 중화산동으로 30여분을 걸어 숙소를 잡았다.
영화의 거리에 있던 모텔보다는 더욱 깔끔한 숙소. 무엇보다 욕조가 있는 것이 마음에 든다.

 뜨거운 물을 받은 욕조에 들어가 맥주를 마시며 긴장을 풀고 있다보니 욕조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나는 지금까지 욕조가 있는 집에 살아본 적이 없다. '욕조' 를 '다라이'가 대신 해준 기억만 난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나는 욕조에 꽤나 집착하곤 한다. 숙소를 고를 때도 욕조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이 있다면
추가요금을 지불하고서라도 욕조가 있는 곳으로 숙소를 정하곤 한다.
아무리 피곤하고 바쁘다고 해도, 아침잠을 줄이면서까지도 욕조에 들어가는 것은 지나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입욕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아닌 것이, 사우나를 가더라도 온탕에 오래 있지는 못하거든.
그야말로 개인적으로 온도와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욕조'를 좋아한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언제부터 욕조를 좋아하게 된 것일까?
아마도 욕조 안에 있는 동안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라는 것을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이후부터일 것이다.
욕조 안에서 물장난이나 잠수를 해도, 노래를 불러도, 멍 때리고 있어도, 고민하거나 눈물을 흘리더라도
철저히 나 혼자만이라는 느낌을 깨닫게 되고 난 부터.
욕조 안에서 무슨 행동 또는 생각을 하더라고 괜찮아. 샤워기에서 나오는 깨끗한 물로 씻어버릴 수 있으니까 말이야.
 물론 욕조를 좋아하게 된 데에는 예전 연인과의 추억을 빼놓을 수는 없다.
편안함과 욕망의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느끼던 미묘한 감정들이 욕조에 대한 집착을 더욱 강하게 해준 큰 요소이기도 하다.
지금은 비록 혼자 맥주나 마시며 청승떨면서 널부러져 있는 공간일 뿐이지만,
나에게 욕조는 과거의 욕망과 현재의 편안함이 맞물리는, 또는 혼자이거나 함께이거나 자극을 주는
흔치 않은 공간이기 때문에 더욱 집착하게 되는 것이겠지.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 홀로 있다는 것은 이런 기분에 면죄부를 주곤 하나보다.
욕조에서 막 나온 물기가 마르지 않은 몸으로 뿌려대는 이 의미없는 글도 편안함과 욕망 사이에서 생겨난,
욕조의 결과물이라고 자위하며 익숙치 않은 침대로 파고들 준비를 해본다.




posted by 아쌀

어른이날기념출격

의미없는 murmur 2010. 5. 5. 16:53
어른이날을기념하여전주로출동하는중,버스안에서무선인터넷으로글을올리는중이다.침을삼키면서오늘저녁메뉴고민에몸부림치며내려가고있다.어른이답게깨끗하게맑게자신있게다녀올테다.그나저나스마트폰신기하구만.근데띄어쓰기를못하겠어.
posted by 아쌀

전주 국제 영화제 예매완료!!

욕망하는것 murmur 2010. 4. 27. 15:42
어린이날이 끝나자마자 6~7일에는 전주로 Go!!
처음 가보는 전주 국제 영화제여서 기대가 크다. 하지만 사실 밥먹을 기대가 더 큰 듯.
막걸리와 가맥은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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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