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먹거리 여행_100407

좋아하는곳 murmur 2010. 4. 18. 20:24
아무도 모르게 결심하고 포기하고 준비하고 좌절하다 저질러버린 전주여행.
원래는 전주-군산-담양의 대여정을 꿈꾸었으나 전주의 먹거리에 발이 묶여버려 3일동안 줄창 먹기만 하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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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전주역에 도착.

 새마을 호를 타고 전주역에 도착하여 알아보니 한옥마을까지는 도보로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여 걸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직접 거리를 걸어야 그 지역과 빨리 친해지는 편이기도 하고 날씨도 좋고 해서 걷기 시작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2시간을 걸어도 나오지 않는 한옥마을을 원망하며 헤메이다 한옥마을에 거의 다 와서 먹거리여행의 첫 발을 내 딛는다.

 유명하다는 것이 한눈에 보이는 가족회관의 외관에 반발심을 느끼고 골목으로 숨어들어 40년 전통이라는 성미당을 찾아갔다.
전주에서의 첫 식사라는 타이틀 하에 고가의 육회비빔밥을 선택. 12,000원이라는 비싼 가격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사이에 10가지의 반찬과 육회비빔밥이 눈 앞에 펼쳐진다.
일반적인 비빔밥과는 달리 이미 한번 비벼져 나오는 것이 특이했다.
맵지도 짜지도 않은, 재료의 맛이 뒤죽박죽 섞인 듯 하면서도 각각 살아있는 중용의 맛이랄까?
모주 한잔과 함께 하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더라(성미당에 대한 침이 꼴깍 넘어가는 사진은 여기에).

 부른 배를 두드리며 도착한 한옥마을. 그런데 사진으로만 보았던 것과 달리 전동성당은 그런가보다 했고, 경기전은 볼 것이 없었다.
경기전은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있는 문화재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달까. 왠지모를 허전함이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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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로 가려진 하늘이 보기 좋았던 경기전의 뜰.

  한옥마을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특별한 목적없이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골목을 따라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나와서 걷는 재미도 있고,
구역정리가 잘되어 있어 헤메일 염려없이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한옥마을을 감싸고 있던 느리게 걷기에 알맞은 분위기가 좋았다.
물론 평일이어서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한옥 특유의 여유가 가득한 한옥마을의 분위기는 인상적이었다.
다만 그리 크지않은 규모여서 골목을 헤메이다보면 같은 사람을 계속 만나게 된다는 것이 조금 난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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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게 마음이 느긋해지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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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오너라'를 외치는 건 오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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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을 한 눈에 볼 수있는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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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주 박물관에 있던 달마. 전통주 딱 한잔만이라도 시음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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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 지붕으로 가득한 모습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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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에 있던 빈스 인 가배몽. 한옥을 개조한 인테리어는 인상적이었지만,
로스터리 카페에 마실 수 있는 원두가 2가지뿐이라는 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옥마을 방랑을 끝마치고 찾아간 객사 옆의 걷고 싶은 거리. 젊은이들을 위한 유흥가인듯 다양한 가게들이 모여있다.
의외로 세련된 가게들이 많아 감탄하며 구경을 계속하다 저녁을 먹으러 베테랑 분식으로 향했다.
 베테랑 분식의 칼국수는 일반적인 칼국수와는 약간 달랐다. 들께가루가 듬뿍 뿌려진 칼국수는 첫인상과는 달리 구수하면서 맛있었다.
들께가루가 구수함과 걸죽함을 더해주어 국물맛이 좋았다. 일반적인 칼국수 면발과는 다른 더 얇은 면발도 특이했다.
허름한 외관에 비해 상당히 큰 가게규모도 재미있었고, 주문하자마다 음식이 나오면 계산 후 유유히 사라지면 되는 시스템이어서
혼자온 남정네에게는 상당히 편했다. 칼국수 한그릇에 4,000원이라는 가격도 좋았다(베테랑 칼국수의 침이 꼴깍 넘어가는 사진은 여기에).


 걷고 싶은 거리로 돌아와 숙소를 잡은 후 들어가보고 싶던 카페 Moi로 향한다.
전주에 가볼만 한 곳을 정히한 가이드 북에서 본 카페 Moi는 마음에 들었다.
한옥을 개조한 Moi는 아기자기하면서 빈티지한 느낌의 소품들이 인상적이었다.
주문해마신 아메리카노도 쓴맛과 신맛이 적절히 조화된 맛이어서 좋았고, 분위기도 마음에 들어서 맥주 한잔의 유혹을 참느라 고생했다
(Moi에 대한 자세한 사진은 여기에).     

 숙소를 향해 가다보니 어디에선가 본 기억이 나는 간판 하나가 눈에 띈다. 인삼떡볶이가 유명하다던 옴시롱감시롱!
얼른 떡볶이와 순대를 포장해 화이트 소주와 함께 숙소에서 마무리. 떡볶이에서 나던 인삼향과 적당히 매콤한 양념이 좋았다
(옴시롱감시롱에 대한 자세한 사진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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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 사진을 보니 못참겠다!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