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담

의미없는 murmur 2011. 10. 9. 22:13

1. TV에 나온 백현진, 씨디에서 들리는 백현진, 공연장에서 만날 백현진

일요일 7시 티비에서 만나는 백현진이라.. 단편영화에서나 만날 법한 일이 있었다.
기대만큼은 아닌, 실망도 아닌 무난한 무대였다고 생각했지만
뭔가 부족한 마음에 라이브 앨범을 듣는다.
더욱 더 날 것의 그가 중얼거리며 노래하다 울부짖는다.
저물어가는 일요일 밤 그가 부르는 '오후만 있던 일요일'을 들으며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달 말에 그의 모습을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
사람이 너무 많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2.  최근 빠진 노래

요즘도 다양한 음악을 듣지만, 새로 접하는 음악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는 일은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그런 내 마음을 강렬히 사로 잡은 음악이 생겼다.



떠들썩한 시간이 지나고 다른 곳을 향해 떠날 것을 준비하는 야시장에서 흘러나올 음악이랄까?
약간의 흥겨움과 아련함, 슬픔이 공존하는 이 음악이 들릴 때 마다 잠시 모든 것을 멈추게 된다.



posted by 아쌀

모과이 내한공연!!

의미없는 murmur 2011. 8. 28. 15:20


올 여름 후시록 페스티벌 행을 고민하게 했던 모과이가 내한공연을 한단다. 오홍홍홍호
예매 후 영접준비를 해야겠다.
11월 30일까지 언제 기다려!!??



posted by 아쌀

폭우 속에서_110726

의미없는 murmur 2011. 8. 19. 22:46

오랫만에 들른 이리카페는 어둡던 하늘이 더욱 진해진 것 같았다.
커피를 마시며 책도 꺼내보고 끄적대다 보니 조금씩 귀를 두드리는 빗소리.
안과 밖을 단절시키는 난데없는 폭우다.

이 빗속으로 나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비를 바라보며 넋을 놓고 있다보니
김민기의 목소리가 들린다.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들려오는 김민기의 목소리는 참 이상한 조합이라는 생각을 하던 것도 잠시,
어느샌가 완벽한 조화라고 생각이 바뀌고 만다.
퍼붙는 빗속에 자리한 관조의 목소리.
폭력적으로 퍼붙는 빗속에서 들리는 가늘고 단단한 목소리.

이 순간 이리카페는 완벽하다.
완전히 다른 안과 밖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순간, 이리카페는 카페 이상의 공간이 된다.

김민기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곧 빗줄기는 옅어진다.
마지막까지 대단하다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는 순간이다.

posted by 아쌀

음식(들)_110726

의미없는 murmur 2011. 8. 19. 22:36

선물로 받은 위로의 레시피라는 책을 읽다보니 언젠가 받았던 음식들이 생각났다.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도 요리를 해주겠다던 그 아이와
맛있다를 연발하며 접시를 비우던 내 모습.
그리고 그 음식들.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고 믿고 싶었던 그 때의 기억들은 아련해지고 있지만,
갑자기 떠 올랐다.

맛있나고 물어보던 그때 그 아이의 눈빛이.

고맙다. 음식도, 그런 눈빛으로 바라봐 준 것도.
posted by 아쌀

출근용 책 취침용 책

의미없는 murmur 2011. 3. 31. 23:33
사놓은 책들이 쌓이다 보니 책을 읽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래서 의무감에 책을 읽다보니 출퇴근용 책과 취침용 책이 나뉘어 지게 되었다.
출퇴근 용은 엄청 재미있거나 지하철에서 읽기 덜 민망한 것을,
취침 용은 지하철에서 읽기 부적절한 내용이거나 무게를 지닌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머리엔 두 권의 책 내용이 뒤죽박죽이다.
출퇴근 용인 '미사고의 숲'과 취침 용인 '모비 딕'이 혼재하는 난감한 상황.

가끔은 한 권을 다 읽고 난 후 다음으로 넘어가는 게 더 머리에 남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보지만
그러기에는 읽을 책이 너무 많다는 말이지(사고 싶은 책도 너무 많아).

거기에 지금 읽고 있는 두 권이 모두 너무 재미있어서 한동안은 동시 진행 밖에 방법이 없을 듯 하다.
하핫! 모비딕은 지금 보니 800 페이지가 넘는구나~


 
posted by 아쌀

기껏 한다는게 잡설

의미없는 murmur 2011. 2. 25. 16:02
일을 시작한 후 처음 집에서 뒹구르는 오후.
온 몸은 쑤시고 나른하지만, 맥주 한 잔 사주겠다는 말로 몸을 달래 밖으로 나온다.
나만 겨울옷을 입었나 곁눈질하며 들어온 카페베네에서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찬 사람들에 놀란다.
시켜놓은 커피의 밍밍함에 고개를 저으며 무엇인가를 끄적이는 지금,
내가 적어야하는 내용은 무엇인가?

1)하는 일과 꿈에 대하여
오시정에서 일한지도 2달. 그동안 내가 배운건 무엇인가?
레시피?음료제조 스킬? 손님응대? 실무의 어려운점?
배운점은 크지 않아보이고, 잃은 것만 크게 보이는 듯 하다.
몸의 피로,스트레스, 지루함과 답답함, 짜증 등등.
이래서야 꿈을 향한 단계가 아닌, 박봉에 일만 빡센 직장과 다를 바 없다.
뭔가 잘못되고 있어.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어.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꿈과 연결시키는 것이 시급한 문제이지만,
피곤에 찌든 몸을 술로 세탁하고 다음날 뛰쳐나가기 바쁜 날의 연속이다.

이건 아니야.

2) 생각하는 일의 결여에 대하여
원래 모든 문제에 대한 생각과 정리가 필요한 피곤한 스타일인데,
언제부터인가 생각하지 않기 시작했다. 생각을 아무리해도 바꿀 수 없어라는
생각을 하면서 부터였을까? 무엇이 잘못되고 있다는 막연한 생각만이 들뿐,
원인과 해결책을 찾는 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방향을 잘못잡지는 않는다는 자부심마저 사라져버리는
계속되는 악순환. 이래서야 끝없는 미로에서 김밥 한 줄 쥐고 헤메이는 꼴이잖아.

이건 아니야.

3) 충만한 외로움과 사랑하는 사람의 결여에 대하여

외로움은 가슴 속에 보름달처럼 가득차고, 사랑하던(혹은 사랑한다 믿고싶던)
사람은 없어졌다.
이런 상황보다 더 싫은건, 목늘어난 티셔츠처럼 이 상황에 익숙해지는 나 자신.

이건 아니야.

더 적을건 수없이 많지만 이건 아닌것 같아 그만하련다.
아무리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해도 그건 아니겠지.
posted by 아쌀

오랜만의 잡담

의미없는 murmur 2011. 2. 5. 01:27
개인시간이 부족해
일 마치고 오면 잠들고
깨고나면 일하러가는 생활의 연속
7인의 미치광이는 재미있지만 읽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엘리네크의 소설은 예상대로 난해하다.
스미노프는 줄어들고, 그럴수록 외로워지는 2월
posted by 아쌀

불면의 밤(들)

의미없는 murmur 2010. 11. 9. 22:28
3시에도, 4시에도, 5시에도 잠이 오지 않는다.
불을 켜고, TV를 보고, 책을 읽다 잠이 몰려와도,
불을 끄고, TV를 끄고, 책을 덮으면 머리 속은 졸음을 벗어던지고 깨끗해진다.

큰 고민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5분을 넘지 못하는 조그마한 생각들이 계속되는 불면의 밤(들).
술을 많이 마시면 정신없이 잠이 들지만, 그건 일회성일뿐.

어두움 속에서 눈을 뜬채 허우적거리는 요즘이다.
어두움을 온 몸에 새기고 있는 요즘이다.

posted by 아쌀

김두수

의미없는 murmur 2010. 8. 20. 22:28

이 음악은 어디에서 온걸까?
울음소리같은 바람으로 가득찬 벌판을 헤메이는 방랑자의 노래.
혼돈과 불안 속의 깨달음.
깨달음을 위한 고독.

뜨거운 여름,
귀 속을 가득 채운 서늘함에 놀라다.




posted by 아쌀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2010 잡담

의미없는 murmur 2010. 8. 3. 16:50
 
올해의 지산은 작년보다 힘들었다.
다음날 떡실신할 정도로. 어쩌면 1년 사이에 몸이 격하게 망가진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가장 좋았던 공연 Best 3

1. 매시브 어택 : 압도적인 무대였다. 즐기기보다는 감상에 집중하게 될 정도로 압도적.
전광판을 가득 매우던 정치적인 문구와 음악의 조화가 기억에 남는다. 여름밤을 서늘하게 만들어준 멋진 공연.

2. 펫 샵 보이즈 : 매시브 어택이 감상이 중심이 되었다면, 펫 샵 보이즈는 신나게 즐길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가벼운 댄스와 싱얼롱이 가득했던 지산의 여름밤은 정말 행복했다.

3. Toe : 라이브를 워낙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매우 기대했던 밴드였는데, 정말 멋진 공연이었다.
보컬이 거의 없는, 진행도 쉽지 않은 곡들이었지만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는 완벽한 연주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열정적이던 무대매너와 살벌하게 박자를 쪼개던 드럼연주가 포인트!

지산에서 가장 좋았던 것 Best 3

1. 보드카 토닉 : 3일간 20잔은 마신 것 같다.

2. 함께한 일행 : 페스티벌을 통해 처음 만난 사람들과 함께 했던 작년도 좋았지만, 역시 아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더 즐거웠다.

3. 시원한 패션 : 더운 날씨때문이었을까? 날은 더웠지만 눈은 시원하게 해준 처자들에게 박수를!!!

지산에서 가장 싫었던 것 Best 3

1. 더운 날씨 : 여름이니 더운건 당연하겠지만서도, 올해는 작년에 비해 너무 더웠다.

2. 빅 탑 스테이지와 그린 스테이지 사이의 먼 거리 : 돈 좀 더 벌어보겠다고 스테이지 간의 거리를 떨어뜨려 놓아
더운 날씨에 시간과 이동거리를 늘려주신 주최측에 박수를!!! 덕분에 시간이 안맞아 보고 싶은 밴드도 못보고, 덥다고
술 많이 마셨수다.

3. 헐어버린 왼쪽 콧구멍 : 출발 전날부터 헐어버린 콧구멍은 3일 내내 딸기코 & 진물 콤보를 선사해 주었다.
은근히 심한 짜증을 선사해준 예상치 못한 복병

지산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 Best 3

1. 보지 못한 공연 : 코린 베일리 래와 히아투스를 놓친 것은 아직도 아쉽다. 뮤즈 공연과 함께 진행되었다던
박명수의 공연을 보지 못한 것도 아쉽고.

 

2. 아쉬운 라인업 : 작년에 비해서는 보고 싶은 밴드도, 새로 발견한 밴드도 많지 않았다.

3. 맛없는 먹거리 : 여전히 먹을 건 아쉽다. 열무국수가 그 중 최고로 개판이었지. 가격대비 좋은 건 롯데리아!

올해도 재미있었던 페스티벌이지만, 작년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이렇게 1년 간의 기다림이 다시 시작된다니 기분이 묘하다. 내년의 페스티벌은 어떤 경험과 기억을 가져다줄까?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