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629_김추자 콘서트 늦기전에

경험한공연 murmur 2014. 7. 3. 16:45

 

 

 새로 컴백한 김추자의 노래를 듣고 매우 놀랐다. 그 파워풀한 보컬이 아직도 가능하다니.

한동안 김추자의 목소리는 내 귀 속을 떠돌아 다녔고, 나는 이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김추자의 음원을 다운로드한 사이트에 아무 생각없이 응모한 공연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김추자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김추자의 목소리를 들으러 코엑스로 달려갔다.

 공연의 주된 연령층은 5~60대. 내 나이 또래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이들 중 몇몇은 김추자의 전성기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겠지.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연주한 신보의 원투 콤보는 강력했다. 김추자의 목소리는 거칠었고 불안정했으며, 뭐라 표현하기 힘든 기괴한 몸짓을

보여 주었다. 점점 공연이 진행되면서 김추자의 목소리는 안정이 되는 느낌이었는데, 그건 예전에 몇천번을 불러왔을 레파토리였기에

그랬으리라.

 

 공연은 2~3곡의 메들리 후 진행자였던 오상진과 김추자의 대화 순으로 진행되었는데, 공연의 규모가 예상보다 컸다.

무대 중앙에 위치한 커다란 계단과 전광판. 그 좌우에 위치한 밴드(두대의 기타와 베이스, 키보드, 드럼, 퍼커션, 브라스 밴드까지)와 코러스들, 

8명의 남녀 댄서까지 곡에 맞는 영상 및 무대연출과 함께 무대를 가득 채웠다. 공연이라기보다는 쇼에 가까운 무대.

그 쇼의 규모가 크고 질적으로도 훌륭하여 보는 재미가 있었다.

 

 쇼를 이끌어 나가던 김추자의 모습은 신들린 듯 했다. 멘트를 할 때에는 "애용해 주신다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라며 부끄러워하던 모습은

노래가 시작되자 마자 사라지고, 무대 위에는 신들린 무당이 사람들의 마음을 죄였다 풀었다 하고 있었다. 몸을 한번도 가만히 두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노래하는 모습을 보며 나이와는 상관없는 엄청난 에너지에 감탄했다. 타고난 에너지가 남다르지 않고서는 30여년의 공백,

60대의 나이로 이런 무대를 만들 수 없을 것 같았다. 어떻게 이런 에너지를 30여년 간 묻어두고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

 

 공연 게스트로는 바비킴과 전인권 밴드가 나왔는데, 바비킴에게는 미안하게도 김추자의 무대와 비교되어 아무 기억도 남지 않는 공연이었다.

하지만 전인권 밴드는 감탄할 수 밖에 없는 무대를 보여주었는데, '그것만이 내 세상'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멋졌다.

같이간 일행은 김추자도 좋았지만 전인권의 한 곡이 더욱 인상적이었다고 할 정도의 강렬한 목소리.

 

 공연은 두시간이 넘게 진행되었고, 많은 곡을 불렀는데 대부분 워낙 유명한 곡들이어서 즐겁게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앵콜곡은 큰 충격을 주었는데, 스포츠 중계로 치면 오늘 경기의 하일라이트처럼 공연에서 연주한 인기곡 4~5곡을 메들리로 들려 주었다.

공연으로서는 생소했지만, 쇼로서는 완벽한 마무리.

 

 공연을 보고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와 자리에 누우니 "늦기 전에"의 한 구절이 머리 속을 떠돌고 있었다.

단순히 옛날 가수가 아닌, 엄청난 에너지로 가득찬 현역 가수이자 괴물같은 에너지로 가득한 거대한 쇼를 늦기전에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김추자의 전성기의 모습은 어땠을까? 궁금할 정도로 강렬한 쇼였다.

 

P.S. 1. 공연이 끝나기 20분 전 부터 시작된 앞쪽 관중들의 대탈주는 감탄할 정도였다. 티켓값도 비싸고 가수에게 미안해서

          나라면 그렇게 못할 것 같은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끊임없이 나가던 사람들. 오줌보가 터지려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자신들이 보았던 김추자의 리즈 시절에는 못미치는 무대에 실망한 것일까?

       2. 집에서 후기들을 찾아보니 공연 첫날인 28일은 형편없었다는 평이 많더라.

          내가 28일 공연을 보았다면 지금 이 글은 어떻게 써졌을지.

 

  

 

 

 

 

posted by 아쌀

 

 

 6시 경에 도착한 LG 아트센터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꽤나 많이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 어어부의 음악이 이렇게 팬층이 넓고 인기가 많았나? 하는 생소함을 느끼며 입장. 멋진 로비에 비해 후즐근한 시설에 다시 한번 놀라며

잠시 기다리다 보니 공연의 시작.

 

 문성근의 나레이션 이후 시작된 연주 내내 백현진은 춤추며 소리를 뱉어냈다. 아이돌의 공연과 맞먹을 듯한 상당한 운동량과 함께

소리를 뱉어내는 그의 체력에 감탄과 경의를.

2010년에 보았던 "탐정명 나그네의 기록" 공연에 비하자면 덜 연극적이고, 곡 분위기도 덜 전위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 전 공연에 비해 일관된 분위기도 느껴지고 더 다가가기 쉬운 느낌.

"탐정명..." 공연을 맨 처음 보았을 때의 압도적인 느낌은 없었지만, 더욱 안정적이고 연주가 인상적이었다

(물론 이건 상대적이다. 공연을 보는 내내 불편한 듯 몸을 비틀어대던 노년의 신사분과 뒤쪽에서 들려오던 아이의 칭얼거림처럼

절대 일관적인 반응이 나올 수 없는 곡들).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70여분 간의 공연 후 집으로 오면서 녹음해놓은 것을 들으며 공연의 인상을 되새겨본다.

다음 공연은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다음에도 이들의 공연을 꼭 볼 수 있기를.

이젠 너무 오래된 희망이지만, 앨범 좀 내주시길.

 

 

posted by 아쌀

140405_헬리비전 Going to Liverpool

경험한공연 murmur 2014. 4. 13. 17:08

 

 

 헬리비전의 리버풀 투어(?)를 위한 친한 밴드들의 기획공연. 수많은 밴드들이 연주했지만 실제로 본 밴드는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공연 분위기도 흥겹고 좋았지만 무대륙 한 구석에서 팔던 전과 막걸리, 그리고 애장품 판매도 즐거웠다. 파전에 막걸리, 만원에 구입한

카세트 플레이어까지(집에와서 확인해보니 수리가 필요해 2만원 추가 지출!!!). 호구짓을 하면서도 이 돈이 투어에 조금은 도움이 될 거야라고

자위하며 이것저것 지르다.

 

제대로 본 공연은 구릉열차부터. 구릉열차는 언제나처럼 흥겨운 음악. 항상 볼 때마다 느끼지만 베이스가 참 안정적이어서 좋다.

 잠깐의 휴식시간 이후 이어진 비둘기우유의 공연. 여성 멤버 머리를 짧게 자르는 대참사가 있었지만,

이 날 공연은 그동안 봤던 비둘기우유의 공연 중 가장 좋았다. 기타리스트가 취해서 그랬을까? 평소보다 더 시끄럽고 몽롱한 연주가 좋았다

(여성 멤버의 바뀐 헤어스타일도 보다보니 적응이 되는듯 -_-;).

 비둘기우유에 감탄하다보니 속옷밴드의 순서. 사운드셋팅이 잘 안되는 것 같아 걱정이 되었지만, 여전히 멋진 연주를 들려 주었다.

비록 "off" 를 연주하지 않은 것은 아쉬웠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던 공연. 

 어느새 마지막 순서인 헬리비전의 순서. 기타리스트가 잔뜩 취해 손에 땀을 쥐며 본 공연이었다. 이들 최고의 공연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오랜만에 본 이들의 공연은 여전히 힘이 넘쳤다.

 

 돌아오며 생각해보니 정말 좋았던 건 연주보다는 작은 파티같던 분위기. 나름 훌륭한 라인업과 흥겨운 분위기가 함께한 즐거운 공연이었다.

 

posted by 아쌀

140216_Mogwai Live in Seoul

경험한공연 murmur 2014. 2. 18. 22:41

 Mogwai의 두번째 공연은 모과이의 공연을 보는 방법을 알게 된 공연이었다.

첫 내한 공연을 중간정도의 자리에서 보았던 것과는 달리, 이번엔 앞에서 4번째 줄에서 보았는데(그것도 앰프 바로 앞에서)

굉음이 서로 부딪히고, 쌓이고 폭발하는 그 모든 걸 온 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새로 나온 신보는 조금 더 전자음악의 냄새가 강하고 전반적으로 말랑말랑해진 것 같아서 내심

'신곡보다는 예전 곡을 많이 해주시오 모과이 양반'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압도적인 음량으로 들으니 신곡들도 어찌나 인상적이던지. 정말 라이브와 앨범은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의 차이를 보여 주었다.

 

 신곡 사이에 적절히 들어간 기존의 곡들도 좋았지만, 특히 "Like Herod & Batcat" 콤보에서는 정신줄을 완전히 놓을 정도로 좋았다.

다음에도 모과이의 공연을 볼 수 있다면 무조건 가장 소리가 큰 곳에 자리를 잡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며 돌아온 공연.

개인적으로는 첫번째 공연보다 더욱 만족스러웠던 공연이었다. 이제 할 일은 모과이의 세번째 내한을 기다리는 것 뿐.

 

p.s.1. 공연을 본 사람이라면 기억할 수 밖에 없던 한 마디. "감사합니다. 땡큐!"

     2. 예상대로 "I Love You, I'm Going To Blow Up Your School'은 연주하지 않았다. 이젠 라이브에서는 들을 수 없는 곡인가보네.

     3. 아이폰으로 녹음한 공연실황을 계속 듣고 있다. 혹시라도 관심이 있다면 알아서 연락을.. 

 

 

 

 

posted by 아쌀

140119_제임스 블레이크 Live

경험한공연 murmur 2014. 1. 22. 19:58

 제임스 블레이크의 공연을 보다.

음반으로 들을 때에는 '꽤나 좋다'였지만, 공연날짜가 다가올 수록 기대감은 점점 커져갔고,

그래서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불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불안을 싹 날려준, 충분히 좋은 공연이었다.

 

 단순한 듯 복잡하고 차가운 듯 따뜻하며 조용한 듯 시끄럽기도 했다. 상반되는 감정을 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던 순간들.

팬들의 반응도 제임스 블레이크의 Hot 한 인기를 반영하는 듯 매우 좋았다.

기대한 만큼 충분히 가라앉고 떠오르던 공연. 꼭 한번 다시 보고 싶은 뮤지션이 한 명 늘었다.

 

 그런데 아직도 마음에 걸리는 점 한 가지. 내 앞에 서있던 소녀가 공연 중간에서부터 울면서 공연을 보고 있었다.

울음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숨을 죽이고, 눈물을 닦으며 몸을 흔들었다.

나는 휴지를 건네주어야 하나 고민했지만 결국 주지 못했고, 공연이 끝난지 몇 일이 지난 지금도 주지못한 휴지가 마음에 걸린다.

참 바보같지만 그 후회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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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28_404 앨범발매 쇼케이스

경험한공연 murmur 2012. 11. 6. 02:46

우연히 지른 앨범에 빠져 보러간 404의 쇼케이스.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와서 놀랐다.

게스트 중에서는 간지나는 전자음악을 들려주던 로보토미가 인상적이었다.

자세한 공연의 느낌은 이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좋아하는 밴드가 하나 추가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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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26_모노 내한공연

경험한공연 murmur 2012. 8. 27. 12:18

모노가 있어서 지산을 포기할 수 있었다고 할 정도로 기대했던 공연이 끝났다.

신보인 For My Parents 와 이전 앨범인 Hymn To The Immortal Wind 에서 고른 8곡, 80여 분 간의 공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는 표현 그대로였다.

 

생각만큼 머리를 흔들지도, 음악에 몸을 맡기지도 못할 정도로 아름다웠던 연주.

앵콜만 해주었다면 너무나 행복했을텐데.

 

정말 좋아하는 이전 곡들은 셋리스트에서 빠진게 아쉽지만, 다시 돌이켜 보아도 아름다웠던 공연.

어제 구입한 신보를 반복해 들으며 간절히 모노의 공연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어제의 공연은 아니지만, 이 날의 공연분위기를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홍콩에서의 영상.

 

 

 

 

아름다운 영상이 인상적인 방콕에서의 공연 영상.

 

 

p.s. 베이스 연주하는 이모님한테 반했다. @.@

 

posted by 아쌀

120708_세컨세션 & 속옷밴드

경험한공연 murmur 2012. 7. 23. 22:36

세컨세션에게는 미안하게도 속옷밴드 밖에 기억이 안난다.

세컨세션도 대단했는데, 이날의 속옷밴드는 압도적이어서 완전히 묻혀버렸다.

올 상반기 최고의 공연이었다. 공연장을 나와 30여 분간을 설레임으로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이날의 하일라이트였던 Off는 동영상을 구할 수가 없네.

예전 공연의 동영상이라도.

 

 

 

빨리 공연해주세요. 현기증난단 말이예요!

 

posted by 아쌀

이 공연은 꽤나 설레였다. 노 리스펙트 포 뷰티의 라이브를 처음 보는데다, 문래동 로라이즈도 처음 가보는 거였거든.

나도 꽤나 라이브는 홍대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던지, 로라이즈를 찾는 길이 그렇게 낮설 수가 없었다.

 

어찌어찌 찾은 로라이즈는 공연장이라기보다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마치 잠시 비어버린 2층에 엠프를 가져다 놓고 공연하는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솔직히 다른 밴드의 연주는 그다지 기억나지 않는다. 빛과 소음의 베이시스트가 귀엽더라 정도?

노 리스펙트 포 뷰티만 기억날 뿐.

예상보다 훨씬 멋진 연주에 깊숙히 빠져 들었다.

 

서포트할만 한 밴드를 만나는 건 항상 즐겁다.

돌아오는 내내 즐거운 기분이었다.

 

 

 

 

  

posted by 아쌀

삼일절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두 밴드의 인기가 좋아서 그런지 사람들은 역시나 가득가득.

나야 두 밴드를 다 좋아하니 대만족. 구석에 처박혀 맥주를 홀짝이며 보기에는 너무 좋은 공연이었다.

두 밴드의 협연을 들을 수 있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