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503_말없는 라디오 at 빵

경험한공연 murmur 2009. 5. 5.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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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빵에는 말없는 라디오가 있다.

좋은 음악은 듣는이를 음악에 맞는 시기로 이동시켜 준다.
한 겨울에 밥 말리를 들으면 여름으로 이동하고, 엘리엇 스미스를 들으면 늦은 가을이나 초겨울이 생각나듯이.

어찌보면 햇살좋고 따뜻한 봄날에 안맞는 것 같아도, 말없는 라디오의 음악을 듣다보면 시리어 온다.
따뜻한 듯 시려오는, 환절기같은 느낌의 음악. 말없는 라디오.

오랜만의 빵에서, 오랜만의 말없는 라디오 공연을 보고 가슴에 금이 갔다.
시리고 아파서, 맥주로 달래보려 했지만 달랠 수 없었다.

무심한 듯, 비어있는 듯한 이들의 음악은 내 자신의 비어있음을 다시 실감하게 해준다.
다시금 내 자신의 구멍을 느낀, 아픈만큼 소중했던 5월의 일요일 밤.



 말없는 라디오 - 지나간다



말없는 라디오 - 다리는 아프고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