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좋아하고, 홍대를 좋아하다 보니 수많은 홍대의 카페를 다녔다.

최악의 카페도, 그저 그런 카페도 있었지만, 좋은 카페도 많이 만났다.

지금은 사라진 '즐거운 북카페' 같은 곳도 있지만, 아직도 내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카페 두 곳이 홍대에 있다.

 

1. Milo Coffee Roasters

 '몽블랑' 이라는 메뉴 하나 만으로 날 사로잡은 카페.

다른 커피 메뉴들도 맛있지만, 이 곳의 몽블랑(비엔나 커피)을 너무나 좋아한다(에스프레소와 아포가토도 정말 맛있다!).

 

 한 잔의 커피에 진한맛과 신맛, 단맛이 공존하고 있다. 지옥같이 뜨거운 커피 위에 올려진 차가운 생크림의 조화는 일품.

이정도의 맛이라면, 넓지 않은 공간과 다른 카페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음료 제조도 철학이자 장인정신으로 느껴질 정도.

 

 한잔 한잔에 정성을 다한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수많은 홍대 카페 중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카페.

 

2. 한 잔의 룰루랄라

 Milo Coffee와는 달리, 이 곳은 커피보다 공간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할까?

주의깊게 찾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건물의 2층 문을 열면, 특이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가득찬 만화책 사이에서 작업을 하고, 만화를 그리고, 수다를 떨고, 책을 보는 사람들. 그 자유로움이 좋다.

모카포트로 만드는 커피와 함께 맥주와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좋다.

비치하고 있는 만화도 내 취향에 맞는 것이 많아 만족스럽다. 음악도 일반적인 카페뮤직이 아닌, 개성있는 선곡이라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 글을 끄적이는 중에는 회기동 단편선과 정태춘/박은옥의 노래가 나오고 있다.).

 

 흔해빠진 표현이지만, 진정 홍대스러운 카페랄까? 

카페의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하는 이완과 자극이 잘 이루어 지는 카페여서 갈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이 두 카페 사이의 거리는 50여 미터. 그래서 Milo에서 커피를 마시고, 룰루랄라에서 맥주와 함께 만화를 보는 것이

최근 가장 좋아하는 카페투어 방법이다. 최고의 맛과 최상의 공간이 50여 미터 안에 공존하는 것.

이게 내가 홍대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