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책

경험한책 murmur 2012. 8. 14. 10:43

 로베르토 볼라뇨의 "야만스러운 탐정들"에 대한 끄적거림은 매번 실패한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목적보다는 기억을 남기고자 하는 목적임에도, 쓰고나면 마음에 안들어 글을 날려버리기 일쑤다.

이렇게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소설은 너무나 좋아하거나, 이해가 안되는 것 중 하나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야만스러운 탐정들"은 두가지 모두 해당되는 소설이다.

 

 글을 길게 써봐야 결국 내용은 '뭐라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소설은 최고야' 정도여서 민망함에 삭제가 계속되는 상태.

이런 때마다 생각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감상을 글로 남기지 못하지만 너무나 좋아하는 소설이 몇 권 있다.

보르헤스의 픽션들, 코맥 맥카시의 핏빛 자오선과 국경 3부작 같은 소설은

표현의 한계를 실감하고 감상을 남기겠다는 의지를 상실해버린, 그럼에도 너무나 좋아하는 소설들.

 

 감상을 남겨야 겠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너무나 좋아하는 소설에 대해 적절하게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