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퀴즈 플레이 - 폴 오스터

경험한책 murmur 2012. 2. 6. 20:06


뻔하지만 폴 오스터의 냄새가 느껴지는

 폴 오스터의 소설을 워낙 좋아하는 터라 망설임없이 집어든 스퀴즈 플레이.
폴 오스터의 초기작이자 탐정이 나오는 스릴러라는 것만 안 상태로 읽었는데, 읽고난 느낌은 '그럭저럭' 정도.

 소설 자체가 뻔한 건지, 아니면 내가 좋아하지 않는 장르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주인공은 정신없이 휘둘리는데 나는 세 걸음 뒤어 서서 지켜보는 느낌이었다.
긴장감과 궁금함보다는 '그런가보다'라며 그냥 진행상황을 멀리서 바라보는 느낌.

 이건 내 취향과 읽는 방법의 문제인 것 같은데, 우선은 이런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탐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과
모든 비밀이 밝혀지는 마지막까지의 두뇌싸움에 내가 동참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라는 생각이다.
 복잡한 과거와 약간의 결함에도 사건 해결을 위한 모든 능력을 가지고 있는 탐정에 공감이 가지 않는다.
민간인처럼 보이겠다며 목늘어난 티셔츠를 입는 모델을 보는 느낌이다.
 또 주인공이 던져주는 실마리를 가지고 나름의 추리를 하며 읽는 편이 아니어서,
마지막에 진실이 밝혀져도 시큰둥하게 느껴지는 것이 문제일 거다.

 안좋은 이야기만 늘어놓았지만, 실제로 읽기에 지루하지는 않았다. 폴 오스터의 다른 소설처럼 순식간에 읽어내려갔으니 말이다.
이 이야기에 상관하지 않는 흡입력은 역시 폴 오스터라는 말이 나오게 한다.
하지만 폴 오스터의 소설 중 그다지 기억에 크게 남을 것 같지는 않은 약간은 아쉬운 뒷맛이 남는다.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