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한영화 murmur 2010. 8. 1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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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한 편의 시를 대하는 태도

 시를 보는 중 받은 느낌은 '큰 이야기를 담고 있구나'하는 것이었다. 한 등장인물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아닌,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영화라는 느낌. 단순히 시를 쓰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태도에 대한 성찰이 담겨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부터 영화에서의 '시'는
'인생'이라는 단어로 대체되어 들려왔다. 어렵고 힘들어도 한자 한자 적어나가며, 시상을 위해 일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려는 노력 끝에 쓴 자신 만의 시.

 예고없이 닥쳐오는 불행 속에서도 한 편의 시를 완성해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는 것은 마음이 아팠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슴이 시리던 장면은 마지막의 배드민턴을 치던 장면이었다. 그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고 최선을 다해 배드민턴을 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글로는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큰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야 자신에게 물어본다.
'나는 나 자신의 시를 쓸 마음을 먹었나? 시 쓰는 것이 어렵다는 핑계로 미루어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전까지의 이창동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좋아하던 영화가 '박하사탕'이었다면, 이제는 '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가까이 두고 힘들 때마다 보고 싶은 커다랗고 먹먹했던 영화.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