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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압박감과 신경증에 짓눌린 영웅의 서사시

시원한 폭력 액션물인줄 알았는데, 뒤통수 제대로 맞았다. 보는 내내 무겁고 신경증적인 분위기에 압도되어 있었다.
북유럽을 배경으로 '원 아이'라는 영웅의 모험(?)을 그린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왜 '아귀레, 신의 분노'가 떠올랐을까?
광활하다 못해 황량하기까지 한 북유럽의 풍경은 아름다움보다는 고립감과 무력감을 전해준다. '아귀레,신의 분노'에서
등장인물들을 미치게 만들던 아마존 정글처럼 발할라 라이징의 풍경 또한 등장인물들에게 영향을 주어 신경증적인 상태로 몰아 넣는다.

 단지 풍경만이 등장인물들을 짓누르는 것은 아니다. 운명이 등장인물들을 끝으로 몰아넣음에도, 등장인물들은 운명을 바꿀 수 없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뿐이다. 주인공 또한 자신의 운명을 따라갈 수 밖에 없지만, 자신의 운명을 알면서도 말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안내문구에도 나와있듯 폭력의 강도도 상당히 강하다. 일반적인 액션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은 없다. 그저 무자비한 살육의 에너지가 넘칠 뿐. 그래서 그다지 많지 않은 폭력 장면의 충격은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차갑고 황량한 풍경과 등장인물들을 짓누르는 운명, 무자비한 폭력이 뒤섞인 이 어두운 서사시는 컬트적인 개성이
느껴지는 멋진 작품이었다.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