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먹거리 여행_100408

좋아하는곳 murmur 2010. 4. 18. 23:26
 숙소를 나와 해장을 핑계로 먹거리 여행을 계속한다.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삼백집에서 콩나물국밥을 시킨다.
특이하게도 국밥 안에 있는 계란 외에 밑반찬으로 계란 후라이가 나온다. 계란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두손 들고 환영할 일이다.
별도의 간을 할 필요없는 개운하고 칼칼한 국물은 결국 모주를 부르고 만다.
숨이 죽지 않은 아삭한 콩나물을 후후 불어가며 먹다보니 "뜨거워요"라는 말과 함께 모주 한잔을 가져다 준다.
뜨거운 모주는 처음 마셔보는 지라 약간 긴장했지만 한 모금 마셔보니 숭늉처럼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시원한 콩나물 국밥에 뜨거운 모주 한잔이 곁들여지니 온 몸에서 땀이 나는 듯한 매우 개운한 기분이다
(삼백집의 맛있어보이는 사진은 여기에).

 부른 배를 두드리며 한벽당으로 향한다.
길을 따라 걷다가 만난 전주천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유유히 흐르는 모습이 여유를 더해주는 듯 하다.
햇볕을 맞으며 전주천을 따라 걷다보니 한벽당이 나온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여유롭게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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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벽당을 가기 전에 만나는 조그만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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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벽당에서 바라본 풍경.

 한벽당을 나와서 어제부터 가고 싶었던 카페 The Story로 향했다. 2층으로 구성된 The Story는 예상보다 크다.
햇살을 받으며 커피를 마시고 싶어 2층으로 올라가니 편안해 보이는 창가자리가 보인다.
손님 대부분이 단골인듯 자연스럽게 카페의 분위기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주문한 아메리카노도 어제 Moi 처럼 좋은 균형을 가진 맛이어서 기분을 즐겁게 해주었다.
넓은 공간에 가득하던 햇살과 창 밖으로 보이던 한옥마을의 오후 풍경이 기억에 남았던 The Story(The Story의 자세한 사진은 여기를).

 The Story 옆에 있는 상덕커리를 지나다 마감시간이 오후 3시라는 글에 충동적으로 가게를 들어갔다.
매운맛 카레는 다 팔려서 부드러운 맛을 주문했는데, 야채만으로 만들어진 카레여서 신선한 느낌과 함께 부드러우면서 진한 카레맛이 좋았다.
5,000원에 카레+밥+빵+요거트까지 함께 먹을 수 있어서 많은 단골들이 있을 것만 같은 가게(실제로 12시 경의 상덕커리는 만석이 될 정도로 상당한 인기였다)인 상덕커리는 조그만 가게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흥미로운 곳이었다(상덕커리의 자세한 사진은 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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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인상적이었던 상덕커리.
 
 군산으로의 잠깐의 마실(사실은 전주에 미련이 남아 군산 도착 2시간만에 다시 전주로 돌아왔다)을 마치고 오자
어느새 또 식사시간! 이번엔 한옥마을에 있는 진까로 향한다. 돈까스와 소바로 유명하다는 소문을 믿고 시킨 돈소바 세트.
돈까스는 바삭하게 잘 튀겨져 좋았고, 소바의 경우는 상추, 깻잎, 양파 등이 풍성하게 들어있는 것이 특이했다.
깻잎의 향이 좀 강한듯 했지만 너무 간이 강하지 않은 소바의 육수가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을 주었다(진까의 맛있는 사진은 여기로).

 진까를 뒤로 하고 한옥마을에서 걷고 싶은 거리로 이동해서 어제부터 인테리어가 눈에 밟히던 The CAFFE로 갔다.
이 곳이 나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우선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 여유있는 테이블 간격이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전반적으로 심플하면서 빈티지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어서 카페에 있는 내내 눈이 쉴 틈이 없었다.
또 별도의 주문없이 가져다준 쟈스민차(물 대신 커다란 계량컵에 담긴 쟈스민차를 제공한다)도 손님을 기분좋게 하는 배려로 느껴졌다.
 거기에 진하면서도 크레마가 살아있던 에스프레소도 훌륭했다. 에스프레소에 감탄한 나머지 카푸치노 한 잔을 추가했을 정도로(카푸치노도 풍성한 벨벳 밀크가 인상적이었다). 간단히 읽을 책들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혼자오더라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화장실이 재미있었다. 조그만 문을 열면 창고같은 느낌의 복도를 지나 나오는 화장실은 편안함과 재미라는 두가지 요소를 다 갖추고 있던 점이 마음에 들었다(The CAFFE의 자세한 사진은 여기 또는 저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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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맛과 크레마에 놀랐던 에스프레소와 기본으로 제공되던 쟈스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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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하면서도 센스가 곳곳에 숨어있던 The CAFFE.

마음에 드는 카페를 발견한 기쁨의 여세를 몰아 일품향에서 군만두를 포장한다. 가게에서 구입한 전주막걸리를 2통 들고 나와
함께 먹는데, 서비스로 받아먹던 군만두와는 확연히 다른 맛에 기분은 더더욱 좋아진다.
튀김옷이 살아있으면서도 속에 가득한 육즙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먹고 마시다보니 또 하루가 지나간다
(일품향의 맛있는 사진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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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의 군만두&막걸리 파티.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