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팟캐스트

 

 뒤늦게 듣기 시작한 팟캐스트. 그 중에서도 '이동진의 빨간 책방'과 '그것은 알기 싫다' 를 가장 즐겨 듣는다.

다루고 있는 주제와 방법은 다르지만, 두 방송의 공통점은 진행자의 개성이 명확하다는 것.

 이동진 평론가는 가끔 방송에서만 보던 기억이 다여서 호감이 없었는데(심지어 ㅈ 일보 기자였다는 것때문에 선입견까지 가지고 있었다),

방송을 듣다보니 의외의 매력이 있다. 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

말도 안되는 개그와 웃음소리도 듣다보니 정이 가는 듯 하고, 가끔 발휘되는 집착남의 면모를 보는 것도 흥미롭다.

 이동진 평론가와는 전혀 다른 지점에 있는 것 같은 UMC는 시원시원함이 매력이다.

안티고 나발이고 내가 싫은건 싫은거야 라는 느낌의 거침없는 멘트와 핵심을 정확하게 집어내는 능력이 멋지다.

가끔 느껴지는 쫌스러움(?)도 재미.

 한창 나꼼수로 난리가 나던 때에는 일부러 듣지 않던 팟캐스트인데, 이제서야 팟캐스트에 필받는 내 모습을 보자니 나도 참 진상이다 싶다.

 

2. 7년의 밤

 한국 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 나이지만, 워낙 재미있다는 말에 혹해 구입한 7년의 밤.

오랜만에 엄청난 흡입력을 지닌 소설을 만난 것 같다.

건조한 문체와 순식간에 치고달리는 이야기 전개가 보는 내내 집중하게 한다.

한참 책을 많이 읽을 때 같았으면 2일 만에 다 읽었을 것 같은 흡입력인데,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진도가 생각만큼은 안나가고 있다.

그래도 자기 전에 읽고 싶은 책을 만나는 건 항상 기쁜 일이다.

 

3. 필립 안젤모와 에디터스

 

 굉장히 기대하던 두장의 신보는 필립 안젤모의 솔로 앨범과 에디터스의 신보였다. 

결과적으로 하나는 성공, 하나는 대 실패.

 필립 안젤모의 솔로 앨범은 기대했던 대로 거칠거칠하다. 

특히 그 전보다 더 보컬에 집중하는 면이 마음에 들었다. 증오와 분노를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그에 비해 에디터스의 신보는 OTL. 에디터스를 좋아했던 이유는 조이 디비전을 연상시키는 어두움때문이었는데,

이번 신보는 밝고 말랑말랑하다. 보컬의 표현방식이 다양해진 것은 인상적이지만,

가장 큰 매력을 잃어버린 에디터스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둘 다 내 마음에 들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마음에 들었지만 내한은 더욱 어려워 보이는 필립 안젤모와, 마음에 안들지만 내한이 가능해 보이는 에디터스의 대비가 아쉽다.

 

 

 

 필립 안젤모 솔로 앨범 중 한 곡. 기타리스트가 다임백과 비슷해 보이는 건 내 착각이겠지?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