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영화가 불편해졌다?

의미없는 murmur 2009. 8. 10. 16:16
예전보다 영화를 볼 시간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영화가 땡기지 않는다.
왜 그럴까?이상하게 생각하던 차 마터스:천국을 보는 눈 개봉소식을 듣고 깨달았다.
불편한 영화가 불편해졌다는 것을.

얼마전까지만 해도 진지한 영화, 주제를 불편할 정도로 파고드는 영화가 좋았다.
예를 들면 미카엘 하네케의 피아니스트 같은,
보고 나면 가슴 속은 묵직해지고, 머리 속은 찝찝해지는 영화.
나 자신의 감정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으면서도, 지적인 허영심도 만족시켜줄 수 있는 영화.

근데 요즘엔 진지하고 불편한 영화를 보기가 겁이 난다.
보고나서의 감정이 두려운 거일게다.
마터스의 경우도 예전같으면 올해 개봉한 공포영화 중 가장 기분 더러운 영화라는 평에 바로 필받아 달려갔을텐데,
지금은 솔직히 무서워서 못가겠다.

그러고보니 요즘
생각이 없어진 것 같기도 하고,
의욕도 사라진 것 같기도 하고,
만사가 귀찮아진 것 같기도 하고.

어째 놀다보니 사람이 더욱 단순해지는 듯해서 씁쓸하구만.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