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체험 - 오에 겐자부로

경험한책 murmur 2010. 5. 18.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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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학과 도피의 끝에서 내딛는 걸음

 평소의 내 취향이라면 이 소설의 결말은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 갑작스러운 변화가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
하지만 평소의 취향과는 달리 '개인적인 체험'의 결말은 마음에 들었다.
이는 내 '개인적인 체험'과 어느정도 맞물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뇌손상을 가진 장애아의 아버지가 된 '버드'의 자학과 도피를 다라가는 것은 힘겨웠다.
호흡이 긴, 그럼에도 날카롭게 파고드는 문장도 가벼운 마음으로 이 소설을 읽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기억에 남는 건, 주인공인 '버드' 때문이다.
둘 중 하나를 택할 정도로 강하지도, 죄책감을 잊을 정도로 뻔뻔하지도 못한 버드의 무기력하고 모순적인 모습이 왠지 낮익어 보였거든.
그래서 그 갑작스러운 심정의 변화가 마음에 들면서도 부러운 심정이었다.

 읽고 나서 생채기가 남았던 또 한번의 개인적인 체험. 아프고 힘들었지만 그럴만 한 가치가 있었다.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