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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빠졌다고 해도 구관이 명관


 좀비 영화와 함께 반평생을 살아온 조지 로메로의 또다른 데드 시리즈.
최근의 대세인 스프린터 좀비와는 달리, 조지 로메로의 좀비들은 여전히 느리다.
조지 로메로의 좀비들은 느릿느릿 걸어다녀서 주인공들의 갖은 공격에 굴욕적으로 당하기만 하지만,
어느샌가 주위를 둘러보면 좀비로 가득차서 빠져나갈 길이 없어지는 압박감을 선사해준다.

 그래도 기존의 시리즈와는 약간 다른 점이 있는데, 좀비에 물리지 않고 자연사 또는 사고사하는 경우에도
좀비로 변한다는 것. 무조건 죽으면 좀비가 되기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헤드샷이 난무한다.
좀비를 봐도, 좀비한테 물려도, 총을 맞고 죽어도 헤드샷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것이어서, 고어에 관심이 있는 팬들에게
약간의 서비스가 추가된다고 할까.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흥미로운 설정이다.


 이야기는 이전 데드 시리즈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좀비보다 무서운건 사람이라는 이야기.
좀비를 없애야 할 괴물로 그리는 일반적인 좀비영화와는 달리 서바이벌 오브 더 데드에서 좀비는
다르지만 함께 살아가야할 존재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번에도 사람들간의 의견 차이로 인한 대립이
파국을 불러온다. 좀비를 모두 없애려는 자와 좀비와의 공생을 시도하는 자(비록 방법이 잘못되기는 했지만)의
대립을 그리고 있는 서바이벌 오브 더 데드는 익숙한 장르 영화의 틀 안에서 약간은 정치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비록 주인공 일행의 역활이 미미하여 감정이입이 되지 않고, 하고자하는 이야기가 두루뭉술한 감이 있어
이전 작품에 비해 아쉽기도 하지만, 좀비와 반평생을 함께해온 장인의 공력이 느껴진다.

 이제는 익숙해진 좀비라는 소재를 통해 장르영화의 재미와 약간의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조지 로메로와 그의 좀비들.
그가 그리는 좀비의 모습처럼 그의 영화도 느리지만 계속 진화하고 있다.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