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로드(The Road)

경험한영화 murmur 2010. 1. 1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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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착한 사람들이야. 가슴 속에 불씨를 품은."

 '코맥 멕카시의 더 로드'가 영화화된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잘할 수 있을까?'였다.
지독히도 어두운 세상에서 서로의 존재만을 의지하며 헤메이는 부자父子의 이야기를 영화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흥행을 의식해 말도 안되는 각색을 해서 원작소설과는
다른(원작소설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영화가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주연배우의 이름을 듣는 순간 이 영화는 최고의 기대작이 되었다.
비고 모텐슨.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와 '이스턴 프라미스'에서 숨겨져 있는 어둠을 드러내는
열연을 펼친 그라면 더 로드의 그 묵직한 아버지 역활을 멋지게 해낼 수 있을거야라는 맹목적인 믿음.

 그리고 영화관에서 보고난 후 영화 '더 로드'는 나에게 코맥 멕카시의 원작소설이 가진 힘과
비고 모텐슨이라는 배우에 대한 믿음에 대한 만족스러운 응답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영화가 되었다.

 끝없이 펼쳐지는 회색빛 세상의 모습과 부자를 위협하는 사냥꾼들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가슴을 짖누른다.
유일하게 찬란한 빛으로 그려지는 회상장면조차도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 절망적인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다.
 약하고 외로운 두 사람의 끝이 보이지 않는 헤메임과 가슴 속의 불씨를 꺼지지 않게 하려는 발버둥을
지켜보는 것은 가슴아프다. 영화가 끝나도 우린 그 불씨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불씨를 위협하는 어둡고 거친 세상 속에서도 계속 길을 따라 가는 주인공들을 통해
절망 끝에서도 끝까지 남아있는 희망을 찾아볼 수 있다.
위험하고 끝없는 길 위에서 약하고 외로운 부자에게는 서로가 마지막 남은 신Lord이였겠지.
그 신이 가슴 속에 남아 있는한 불씨는 꺼진 것이 아니다라는 희망을.

희망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압도적인 폐허 속에서 조그만 희망을 확인하는 부자의 여정을 멋지게 그린 '더 로드'.
코맥 멕카시의 소설을 감명깊게 읽었다면 불씨를 운반하는 여정을 다시 확인할 가치가 있다.

p.s 비고 모텐슨은 기대대로 가장 외롭고 나약하면서도 강해져야만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멋지게 연기했다.
     착한 사람과 약한 사람, 나쁜 사람이 공존하는 그 남자의 모습을 보는 것은 가슴아팠다.
     닉 케이브의 음악도 과하지 않아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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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쌀

The ROAD

욕망하는것 murmur 2009. 8. 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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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멕카시의 원작 소설을 인상적으로 읽어서 그런지 영화 제작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기대해오던 더 로드.
비고 모텐슨의 캐스팅만으로 개봉하자 마자 볼 영화로 등극!!
'폭력의 역사'와 '이스턴 프라미스'의 비고 모텐슨처럼 압도적인 연기를 기대하며, 10월까지 참는다.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