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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거대한 조롱과 불신 끝에서 찾는 그 무엇.

그래. 사실 나는 그다지 긍정적인 인간형은 아니다.
모두다 부정적인 인간이 긍정적인 인간보다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에서
'나는 부정적인 인간이야'라고 인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는 부정적인 성향이 강한 인간이다'.

이런 성향은 취향에도 반영이 되어, 무작정 '잘될거야'를 외치는 아름다운 작품들보다는
적당히 부정적이고 어두운 작품들에 매력을 느끼는 편이다.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는 이런 내 취향에 잘 맞는 소설이다.
냉정한 문체, 인간에 대한 차가운 시각, 번뜩이는 냉소까지 끝까지 부정적인 소설.
그렇기에 모든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차갑게 바라보며 비웃는 로맹 가리의 시각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그 부정적인 에너지를 이용해 다시한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부정의 극단에서 오히려 긍정을 찾을 수 있다.

이 부정적인 소설 속에서  인간에 대해 실망할 수 있다. 절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부정적인 에너지를 피하지 않고 직시한다면, 그때부터가 이 소설의 진정한 시작이다.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