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러(The Wrestler)

경험한영화 murmur 2009. 3. 2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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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게 나의 세상이다 - 3류 인생을 바라보는 가감없는 이야기

예전에는 최고였으나, 이젠 퇴물이 되어버린 레슬러.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링에서 자신을 다시한번 불태운다는 이야기.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 영화를 진지하게 볼 필요가 있다.

이 영화는 인간승리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승리하지 못할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는 3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인공이 역경을 무릎쓰고 펼치는 마지막 경기는 화려한 복귀전도, 챔피언 결정전도 아닌 자신의 기념경기일뿐.
이제는 지나가버린, 색이 바래버린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그는 링에 오른다. 자신을 완전히 불태우기 위해...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멈춰서버린 3류 인생들. 그들의 모습을 별다른 감정없이 보여주는  이 영화는
그 열린 시각으로 인해 보는 이에게 더 큰 상념을 전해준다.

이 영화에 1류 인생은 등장하지 않는다. 모두다 무엇인가를 잃어버린채 멈춰있을 뿐.
그 모습을 보고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손가락질하거나 외면할 것인가?

P.S. 1. 배우들의 연기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그냥 보고 느끼면 된다. 미키 루크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를 본 후에
           확인해도 늦지 않다.
       2. 레스링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레스링 장면들이 매우 즐거울 것이고,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끔찍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쇼이며, 레스링이다.
       3.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The Wrestler' 중 한 구절.

          Have you ever seen a one-legged man trying to dance his way free?
          외다리 사내가 춤을 추어 자유로워지려고 용쓰는 모습을 본 일이 있소?
          If you've ever seen a one-legged man then you've seen me
          외다리 사내를 보았다면 당신은 나를 본 거요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