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스(Dolls)

경험한영화 murmur 2009. 4. 1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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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기타노 다케시 영화의 상당한 팬이다.
가장 최근에 보았던 "기쿠지로의 여름"에서는 약간 밝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기본적으로 그의 영화에 존재하는 우울하고 허무한 분위기를 매우 좋아한다.
히사이시 죠의 음악도 좋아하고 기타노 블루라 불리는
차가운 파란빛의 화면들도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것들이다.

이번에 Dolls가 개봉한다는 말을 듣고 시험이 끝나자 마자 보러 가야
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어제 개봉하자 마자 보러 가서
다시 한번 고통받고 돌아왔다.

기타노 다케시 최초의 러브 스토리라는 말에 약간은 당황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영화 자체는 그의 영화 그대로였다.
사랑과 상처,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를 차갑고 냉정하게 이야기하는 이번 영화 또한
보고 나서 마음이 상당히 허전해 졌으며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영화를 보면서 느껴지는 그 공허함과 우울함을 사랑한다.
볼때에는 너무 고통스럽고 괴로우면서 너무 가슴이 시리지만
보고난 후에는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그 느낌이 좋다.

영화나 음악,책등을 통해 나 자신을 (평소에는)피하고 싶던 감정의 극단까지 몰아넣고,
그로인해 다시 힘을 얻는 사람에게는 그 고통은 매우 중독성이 강한 것이고 그만큼 소중한 것이다.
다른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들처럼 "Dolls"역시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매우 소중한 영화이다.

내용에 대한 자질구래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나는 이 영화가 너무 마음에 들었고
이 영화를 좋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굳어버린 마음을 약간이나마 움직여준 영화가 Dolls 였다.

200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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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