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823_멜트 바나나 내한공연

경험한공연 murmur 2009. 8. 2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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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하는 줄도 몰라서, 그래서 소문으로만 접하고 후회하던 밴드, 멜트 바나나의 내한공연.
멜트 바나나는 예전부터 알고있었지만, 음반으로 접한 건 아니어서 사전지식은 그다지 많지 않았던 상태.

공연장에 가니 당연하다는 듯 시작은 늦어지고 있었다. 상당히 많은 외국인 팬들이 와서 놀랐다.
어영부영하다보니 국카스텐의 무대 시작. 예전에 봤을때보다 더 달리는 공연. 열정적인 무대매너가
인상적이었다. 그후 나온 플라스틱 데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들의 공연에는 흐느적 춤을 추는 여자팬들이
많단 말이야. 이들의 거칠고 헤롱거리는 음악에 맞는 관람태도를 위해 알콜의 도움을 받아 즐겁게 관람.
9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난데없이 나온 사토 유키에 아저씨는 사운드 실험의 결과물을 들려주시니,
지루한 듯 신기하고 난해한 듯 쉬운 공연에 술기운은 날아가벼렸다.

 10시가 되어서야 시작된 멜트 바나나의 공연. 멤버 개개인은 다 착해보이고 조그만 사람들이어서 이상하면서도
왠지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연주가 시작되니 와우!!! 이건 예상보다 더하잖아!!!
캐치한 멜로디와 미친듯한 블래스팅 비트, 난데없는 노이지에 귀여운 목소리로 꺅꺅 소리지르는 보컬 누님
(누님이 맞겠지?맞을거야)까지, 정말 신나는 음악이었다.
 물론 이런 음악을 처음 듣는 사람들은 1~2분만에 정신없이 끝나버리는 곡들을 보고
"역시 노이즈/익스페리멘탈 락이야. 시끄럽고 뭐가뭔지 모르겠지만, 외국에서 잘나간다니까..."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내 생각에는 팝적인 요소가 가득한 그라인드/노이즈 코어라고 생각하는게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이런 음악과는 어울리지 않는(?) 깔끔한 사운드에서 뿜어져 나오는 노이즈가 인상적이었고,
쉬지않고 달리는 곡들에서도 탄탄하게 뒤를 받쳐주는 베이스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신나는 음악에 당황한 사람들은 거의 구경하는 분위기여서 좀 아쉬웠다.
앵콜곡을 포함해서 1시간 여만에 끝난 공연(근데 한시간 동안 몇곡을 들은 건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그라인드/노이즈 코어 쇼를 본 것 같아 흥분했던 일요일 밤.
이런 공연이 좀 많아지면 지갑은 얇아지더라도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을텐데.



  멜트 바나나가 한 The Specials의 Monkey Man Cover. 따라 불러보자!!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