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업데이트

의미없는 murmur 2014. 5. 22. 22:09

1. 공연 사기

 드디어 그 동안 예상하던(?) 공연 사기에 당했다. eits의 7만원이나 되는 표값을 입금으로만 받기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막상 당하고 나니 당황스럽다. 총대를 메어주신 sacer의 영준비 님 덕에 고소는 진행 중이지만 긍정적인 답이 나오리라는 확신은 없다.

그냥 먹튀할 거면 쓸데없는 이야기는 하지 말고 튈 것이지, 세월호 때문에 취소 나불나불 거린 것이 더 화가 난다. 지들이 튀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그런 비극을 핑계삼다니. 아무튼 그동안 운 좋게도 음악관련 사기에 당하지 않은 나로서는 이제서야 올게 왔다고 생각해야 하나?

올해 초 부터 기대하던 공연인데, 이런 식으로 날아가버리다니 옳지 않다(혹시 eits의 공연을 예매하고 공연취소 메일을 받으신 분이라면

꼭 고소에 참여하시길. 안내메일을 보낸 목적이 환불에 대한 안내가 아닌 시간벌기라는 심증이 깊어 지고 있다. 자세한 건 sacer 홈페이지로

가서 확인하시길) .

 

 

2. 노이즈가든

 처음 노이즈가든의 1집을 테잎으로 구입할 때만 해도 '블랙사바스라는 할배는 몰라! 콘과 메탈리카면 끝이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고등학생이었기에 노이즈가든의 1집에 대한 극찬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이 때만해도 얼터너티브라는 말만 들으면 치를 떨 때라 사운드가든을 연상시키는 이들의 이름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나중엔 이 판단을 수없이 후회했지만). 좋은 곡들이 있지만 마음에 안드는 곡도 있는, 한국의 인디 음반으로는 꽤나 괜찮은 음반이라는 정도. 상대적으로 노이즈가든보다 더욱 자극적이었던 레이니선은 고3때부터 공연을

따라다녔지만, 노이즈가든은 단 한번의 공연도 보지 못하고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한동안 노이즈가든에 대한 기억을 안하고 있다가

우연히 들어간 음악웹진에서 한국 인디 베스트 200 같은(정확하지는 않다) 차트를 보게 되었는데, 노이즈가든의 음반이 100위 안에 들어 있던 것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 부랴부랴 다시 테잎을 들어보니 처음 들었을 때 보다 더욱 멋진 음악이더라.

 하지만 내가 노이즈가든에 감탄하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이들이 해산해 버린 후였다. 이후에도 몇 번의 단발적인 공연을 한 걸로 알고 있지만 공연을 보지 못했는데, 올해 절판되었던 노이즈가든의 1,2집과 데모/ep 등이 수록된 재발매반이 나오면서 기념 공연을 한다고 한다.

이미 예매를 하고(입금이 아닌, 믿음직한 인터파크를 통해!) 하악하악 거리면서 공연일인 5월 24일만을 기다리는 중.

진가를 알지 못하고 아쉬움으로만 남길 수 있었던, 노이즈가든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 으로도 매우 흥분되는 저녁이다.

 

3. 최근에 꽃힌 소설 속 문장

 작년에 읽기 시작해서 이제서야 끝을 향해 미친 듯 달려가고 있는 '개의 힘'. 총 2권으로 발간된 책인데 1권은 4일만에 다 읽었다.

그 정도로 몰입이 잘되는 소설이었는데, 2권을 읽던 도중 볼라뇨의 소설 등 바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책들이 계속 나오면서

어느샌가 2권은 다하지 못한 숙제처럼 미루어 졌다. 미친듯 재미있는데 계속 다른 신간들때문에 순서가 밀려버린 개의 힘.

다시 읽기 시작하자 마자 하룻밤 사이에 120쪽을 읽을 정도로 흡입력이 강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이 있어 적어본다.

"사랑해요. 내 영혼은 당신 손 안에 있어요."

 문어체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직접 듣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취기가 항상 머리 속을 뒤덮고 있는

주정뱅이 노총각에게는 강력한 충격을 주는 문장이지만 솔직히 이 문장 정도의 표현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이 정도의 애정과 신뢰가 담긴 한 마디라면 어떤 멍청이라도 뭔가를 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것이 아닐까?

아무런 결론이 없이 책장을 훌훌 넘기다 갑자기 꽃혀 적은 이 글은 뻘 글.

 

4. 헨드릭스 진토닉

 위에 늘어놓은 글을 쓰게 한 원동력. 원래 보드카/진토닉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 중 가장 좋아하는 건 헨드릭스 진토닉.

일반적인 진보다 솔잎 향이 덜하고 꽃향이 강해 그냥 마시기에도 부담이 덜하지만, 진토닉으로 마실 때가 더욱 상쾌하다.

일반적인 진토닉에 들어가는 레몬 슬라이스 대신에 오이 슬라이스를 넣으면 되는 간단한 레시피이지만,

그 청량함은 '여름은 샤워 후 맥주'라는 선입견을 깰 정도로 인상적이다. 마시고 나면 입안에 남는 그 상쾌함이 기름진 안주와도 잘 맞는다.

치맥이라는 식상한 공식 대신에 치헨(?)도 충분히 가능하다(특히 치킨에 소주에 관심이 가는 주정뱅이들에게는 더욱 좋을 듯).

 거기에 주정뱅이를 위한 팁이라면, 집에서 만들어 마시는 경우에는 가니쉬로 넣는 오이를 버리지 않고 계속 추가해서 마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별다른 안주가 필요없이 가니쉬인 오이 슬라이스를 씹어먹으면 된다는 특장점이 있다. 

이젠 배부르다고, 안주가 없다고 술 못마신다는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뜻.

거기에 남는 오이는 소주에 넣어 마셔도 좋으니 주정뱅이에게는 최상의 식품이 아니겠는가? 

 나는 이 글을 쓰는 동안 마지만 헨드릭스를 해치우고 새 핸드릭스를 사러 어디로 가는 것이 합리적일까를 고민하고 있다.

 

  

 

  

  

posted by 아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