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팬들은 싸우면서 자란다
에반게리온 :파의 타겟은 명확하다. 에반게리온에 열광하던 모든 팬들.
이상하지만 멋있는 에반게리온의 TV판부터 극장판까지 모두 찾아본 팬들.
그들을 대상으로 에반게리온: 서가 에반게리온의 세계는 아직도 성장 중임을 알리는 역활을 했다면,
에반게리온: 파는 성장에 수반되는 성장통과 함께 본격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미 에반게리온 :서에서 약간은 달라진 이야기와 인물들, 그리고 새로 그려진 사도와의 전투장면을
만날 수 있었다면, 에반게리온 :파에서는 크게 달라지는 이야기와 인물들에 추가된 새로운 인물, 그리고
압도적인 박력의 전투장면을 만나게 된다.
거대하게 형성된 에반게리온의 세계관을 유지하면서도 큰 폭의 변화를 보여주는 이번 작품에서
가장 인상깊은 변화는 인물들간의 감정의 변화일 것이다. 서로의 AT필드 앞에서 멈추기를 반복하던
소년소녀들은 점차 AT필드를 깨는 방법을 깨달아 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전보다 더욱 서로와 소통하려
애쓰고 상대를 덜 거부하는 모습이 생소하면서도 인물들의 성장을 바라보는 것 같은 묘한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변화하는 인물들만큼이나 이야기도 약간의 변화를 보이는데, 복잡하고 명확하지 않은 이야기 진행은 변화가
없기에 팬들에게는 충분히 흥미를 유발할 만 하다. 다만 소년소녀들을 더욱 가혹하게 전장으로 이끄는 상황들을 바라보는 것은 안타깝다.
전투장면 또한 더욱 과격해져서 이후 발표될 에반게리온 :Q에서는 어느정도의 수위를 보여줄 것인지
궁금할 정도다. 폭주하는 에바의 액션 장면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두 손들어 환영할 듯 하다.
하지만 변한 것은 작품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에반게리온의 팬들이 가지고 있던 여러가지 감정과 의미가
에반게리온 :파를 통해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원작과 비교하던, 특정 등장인물에 집중하던,
또는 숨겨진 이야기의 매듭을 풀려고 노력하던 간에 팬들 각자가 가지고 있던 여러가지 의미가
에반게리온 :파를 통해 바뀌게 된다.
작품 안의 변화와 작품을 바라보는 팬들의 변화가 만남으로 인해 더욱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에반게리온의 세계가 새로운 변화 또는 파괴를 통해 성장하는 동시에, 이를 보는 팬들의 감정과 에반게리온이
가지고 있던 의미도 함께 변화/성장하게 되는 경험은 흔치않으면서도 매혹적인 것이기에
에반게리온의 팬이라면 다음 작품이 될 에반게리온 :Q를 무력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까지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80%는 에반게리온의 팬이 분명할터.
무엇을 망설이나? 팬이라면 무조건 보는 거다. 이건 고민할 문제가 아니다.
Trackback 0 And
Comment 0
다른 두 가지의 사랑이 만나는 아프면서 아름다운 접점
사랑이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진다.
순수한 사랑을 믿는 남자와 사랑의 아픔을 경험한 여자의 각기 다른 사랑이야기.
어렵고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단순하면서도 힘이 있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건조하지만, 마지막 장면의 여운은 오래 남았다.
출연배우의 인터뷰를 보니 마지막 장면은 해피엔딩이라고 말하던데, 난 왜 해피엔딩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마지막 장면에서 그녀가 본 것은 희망이었을까 놓쳐버린 것에 대한 깨달음이었을까?
다른 두가지 방향으로 해석이 가능하던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는,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던 영화.
Trackback 0 And
Comment 0
또 다른 디스토피아를 만나다.
'개인'은 모두 사라지고 '우리들'만이 남은 29세기,
D-503으로 불리는 주인공이 개인적인 행복과 우리들이라는 시스템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통해 또 다른 디스토피아를 보여주는 소설.
합리와 비합리, 이성과 감성, 문명과 야만, 안정과 혁명, 집단과 개인, 시스템과 인간이라는 다양한 대립구조 속에서
혼란을 겪는 주인공의 고뇌가 일기 형식으로 쓰여진 "우리들"은 읽기에 쉽지 않았다.
230여 쪽이라는 많지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혼란스러운 주인공의 감정으로 가득 찬 책장은 쉽게 넘어가지 않았고,
어느정도 예측가능한 이야기였지만 곰곰히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소설 속에 그려진 '은혜로운 분'의 세계가 지금의 현실에도 어느정도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겠지.
글을 쓰는 지금도 책 속에 그려진 '숫자들'의 행진이 떠오르는 쉽지 않으면서 묵직한 소설.
"1984"나 "멋진 신세계"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Trackback 0 And
Comment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