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캔의 산토리와 보드카 토닉 한가득으로 눅눅해진 머리로 '크래쉬'를 꺼내 들었다.
단 20 페이지를 읽고 나서 책을 덮을 수 밖에 없었다.
크로넨버그의 영화를 보아 예상을 했지만, 너무 세더라.
욕지기를 느끼면서 책을 덮고 생각한다.
'정말 순해졌구나 나도'
예전같으면 그 지독함이 나를 매혹했을텐데, 이제는 그것이 나를 피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이게 좋은 의미의 변화인지, 나쁜 의미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지금 내가 알 수 있는 건 내가 예전과는 다르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도 달라지게 될 거라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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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떨 땐 가라앉는 듯, 어떨 땐 떠오르는 듯
어떨 땐 시끄러운 듯, 어떨 땐 아름다운 듯
그렇게 모과이는 연주했다.
비정상적으로 커졌던 기대감에 비해
전혀 부족함이 없는 멋진 라이브.
엄청난 굉음을 생각했던 것에 비해 볼륨은 그다지 크지 않은(?) 느낌이었지만
특유의 공간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몰입을 도와 주던 음량이 기억에 남는다.
나처럼 혼자 온 사람도, 누군가와 함께 온 사람도
모과이의 연주 속에서 외롭고도 행복해 보였다.
가장 좋아하는 밴드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정도로 멋진 라이브.
올해 본 공연 중 으뜸이었던 경험.
유튜브에서 찾은 이 날의 연주 중 하나. 연주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아도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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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봤던 Jonsi.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Kolniður.
중간에는 숨을 멈출 정도로 멋졌다.
의외로 파워풀한 사운드가 기억에 남았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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